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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진의 새로운 극작 모색과 <한강은 흐른다>

Lee Jeong Sook 1

1경북대학교

Accredited

ABSTRACT

연극활동을 시작한 이래 언제나 연극계의 중심에 있던 유치진이 <한강은 흐른다>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극작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극작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던 유치진이 왜 극작활동을 중단하게 되는지, 그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강은 흐른다>와 이 공연을 둘러싼 정황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치진이 주로 바람직한 교화의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긍정적 주인물과 그를 지지하고 따르는 부차적인 인물을 주로 활용한데 비해 <한강은 흐른다>의 인물들은 서로 소통하지 못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도 실패하고 있다. 유치진의 희곡은 모든 사건들이 중심 줄거리로 집약되는 잘 만들어진 극 구조를 보였다. 그러나 <한강은 흐른다>는 줄거리를 촘촘하게 엮어가면서 긴장감을 상승시키기보다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일어나는 흥미있는 사건을 여러 개 엮어서 관객의 시선을 묶어두고 있다. 여기에 댄스홀, 재즈와 춤, 그리고 다이야반지 사기사건 등을 배치하여 볼거리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구도를 활용하여 만들어내는 주제는 이전 반공극의 논리를 되풀이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1950년대 후반은 새로운 관객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연극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던 시기였다. 유치진 또한 그러한 요구를 알고 있었다. 다만 유치진은 새로움의 실체를 형식에서 찾았고, 형식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관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그의 생각은 관객들의 소통을 끌어내지 못했다. 외형만 새롭지 그 내용은 전혀 새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내놓았던 연극이 많은 관객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자 국립극단을 나와 유치진과 함께 직업극단의 길을 가려던 「신협」은 다시 국립극장의 전속극단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유치진은 자신의 연극적 기반을 잃게 된다. 결국 극단과 관객을 잃은 유치진은 강렬한 극작 의욕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극작에 손을 대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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