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조의 독특한 텍스트화 원리인 3장구조의 미학적 특징이 무엇이고 어떤 지향을 갖는가를 이웃나라 일본의 하이꾸와 중국의 한시미학과의 대비를 의식하면서 규명해본 논문이다. 시조에 관한 가장 원론적인 질문이라 할 시조의 미학적 본질과 그 특징을 3장구조의 미적 틀 짜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궁구하면서 그러한 미적구조가 근-현대의 실험시조에서는 어떤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또 현대시조에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체화되어 나타나는지를 모범적 작품사례의 분석을 통해 살펴본 것이다.
그리하여 시조는 초-중장의 반복의 미감과 종장의 전환의 미감을 3장의 완결구조에 담아 텍스트화 하는, ‘반복-전환의 미적구조’를 최대한 살리는 짜임으로 이루어짐을 규명하고, 이러한 구조미학을 통해 단시조에서는 이성과 감성, 사회성과 자연성이 어떻게 절묘한 통합과 융일의 성취로 드러나는가를 살폈다. 그러나 이러한 단시조의 미학은 솔직 담백한 감정을 절정의 한 순간으로 집약하여 드러내기에는 적절하지만 삶과 세계에 대한 인식의 깊이나 정감의 폭넓음을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연시조나 사설시조 같은 다른 유형이 필요하게 되었음을 아울러 살폈다. 즉 시조의 유형적 특징과 미학적 거리는 이성과 감성, 사회성과 자연성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절묘한 균형의 정감을 드러낼 때 단시조가, 감성 중의 이성과, 자연성 중의 사회성에 보다 중점을 두어 인식의 깊이를 드러낼 때 연시조가, 그 반대로 이성보다는 감성에 사회성보다는 자연성에 무게를 둘 때는 사설시조가 그러한 미감을 드러내는 데 가장 적절한 유형으로 선택되었음을 작품분석을 통해 검증하고자 했다.
또한 근-현대에 시도된 실험시조의 구조미학 분석과정에서 하이꾸가 최대한 시상을 응축하려는 축소지향의 영원을 담는 여백의 미학을 지향하고, 한시가 감성을 절제하고 감성 중의 이성, 자연성 중의 사회성을 강조하여 엄정한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비주신형의 미학을 지향함에 비해, 시조는 非酒神型과 酒神型的 미학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주신형적 주신형’의 미학을 지향함을 규명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