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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본 <자탄가(自嘆歌)> 해제

  • The Studies in Korean Poetry and Culture
  • Abbr : Korean Poetry and Culture
  • 2011, (28), pp.373-410
  • Publisher : The Society of Korean Poetry and Culture
  • Research Area : Humanities >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최한선 1 임준성 2

1전남도립대학교
2조선대학교

Accredited

ABSTRACT

작자를 알 수 없는 가사작품으로 일제시대에 학도병으로 끌려가 부모보다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규방가사에 해당한다. 작품의 창작시기는 끝부분에 ‘기해(己亥) 십이월(十二月) 십칠일(十七日)’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1959년으로 추측된다. 작품은 기름을 먹인 두루마리에 쓰여 있으며, 4음보 1구가 위아래로 구분되어 있다. 상하 2단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4음보 2구를 1행으로 기준으로 하여 모두 388행의 장편이다. 4음보 1행이 끝난 다음에 한 줄 간격으로 구분하고 있어 작품을 읽는데 매우 편리하게 짜여 있다. 작품의 보존상태는 좋으며, 두루마리 위쪽에 파란 잉크가 번져 있으나 전체적으로 글씨를 알아보는데 어려움은 없다. 작품 속의 주인공 만섭은 작자의 아들이다. 고향은 경상북도 상주이다. 19세에 장가들었으나 이듬해 정월에 일본 아오모리[靑森]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징집을 당해 학도병으로 출전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벌이고 있었으며, 특히 식민지 치하의 젊은 사람들이 강제로 전쟁에 끌려갔다. 만섭도 이를 피하지 못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전사통지서를 받은 만섭의 부모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행여나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하고 실낱같은 기대를 걸어보지만 만섭은 전장에서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어서 돌아올 뿐이다. 만섭의 부인은 이미 청상(靑裳)이 되어버렸으며, 아이 또한 아비의 얼굴을 모르는 유복자(遺腹子)의 불쌍한 처지일 뿐이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이야 오죽 답답하고 애처로울 뿐이다. 그러나 한탄 일변조로 그치지 않는다. 비록 먼저 떠나보낸 자식이지만, 늘 함께 있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며느리, 손자와 함께 열심히 살겠다는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지 않는다. 이 작품은 시대의 아픔을 통해 전쟁이 주는 참상을 몸소 아버지의 처지에서 노래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여기서 작자가 남성이라는 점은 그동안 규방가사의 작자가 여성 일변도였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예외적인 일로 보인다. 이는 해방 이후 규방가사의 작자층이 넓어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먼저 떠나보낸 자식을 위로하며 쓴 작품이 흔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 작품이 지닌 희소성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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