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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정기 폴리 배상 사절단의 배상안과 조선의 지역주의적 재편문제

  • The Review of Korean History
  • 2011, (102), pp.115-155
  • Publisher : The Historical Society Of Korea
  • Research Area : Humanities > History

송병권 1

1국사편찬위원회

Accredited

ABSTRACT

이 논문의 목적은 1940년대 동아시아 지역에서 조선이 차지하는 지역주의적 위치를 배상문제를 중심으로 고찰하는 것이었다. 1940년대에 미국에 의해 형성된 대일 배상 정책은 지역주의적인 문맥에서 일본의 비군사화와 민주화 문제를 다룬 것이었다. 즉,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정치ㆍ경제ㆍ군사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본의 군국주의적인 경제시설을 징발ㆍ해체하여 이를 일본에 의해 피해를 입은 동아시아 지역에 배분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역경제의 수평적 구조를 이루어 동아시아의 경제적 안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즉, 역외 패권국으로서 미국이 통제한다는 전제로 일본이라는 역내 패권적 중심을 제거한 상태로 전전의 경제구조를 재가동하여 동아시아 지역 구조를 안정시킨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위해 폴리 배상사절단이 2차에 걸쳐 동아시아 지역으로 파견되었던 것이었다. 폴리 배상사절단의 배상안은 전시기에 형성된 배상정책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작성되었는데, 각국의 경제부흥이 동아시아 지역 전체의 경제계획에 바탕을 두고 실행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언급하였다. 폴리 배상안에서의 조선의 지역주의적인 위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일본으로부터 배상을 받을 주체로서 통일조선을 상정하였다는 점이다. 미소 공동 위원회의 합의에 의해 임시정부 수립과 신탁통치 개시를 전제로 했으므로 배상은 분단된 양 지역에서 각각 수취할 성질의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미소 공동 위원회에서의 교섭이 난관에 부딪히자 교섭 타결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배상의 수취 주체는 통일된 조선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냉전의 진척과 함께 배상안 자체도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 강화되어 가고 있었다. 다음으로 배상의 범위로는 조선 소재 ‘재외 재산’과 일본의 철거시설이 그 대상으로 고려되었으나 점차 조선 소재 ‘재외 재산’ 만이 배상의 범위로 한정되어 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배상은 ‘재외 재산’ 이외의 배상청구에 대해서는 조선은 전승국의 일원이 아니었으므로 일본에 직접 청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인식되었으며, 미국이 자국 청구분 일부를 조선에 할당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배상 시설의 이전 원칙으로서는 조선ㆍ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적 균등발전이라는 산업연관이 중시되었다. 배상시설에 있어서 점차 인프라 중심의 공장에서 향후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가능성이 높은 기계류로 점차 배상 시설의 내용이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조선에 주둔한 미군이 주둔비도 미국의 배상 청구분에서 탕감될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동아시아 냉전의 등장으로 초기 대일배상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주요 대상 지역이었던 ‘만주’와 ‘북조선’ 지역이 미국의 통제 영역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어, 동아시아 지역의 통합이라는 미국의 정책 의도는 심각한 재조정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폴리 배상사절단의 배상안에 대한 조선은 일본의 ‘재외 재산’ 즉 적산이 배상으로서 국외로 징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고,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조선 내의 ‘재외 재산’은 조선이 확보할 배상의 대상이 될 것임을 재확인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조선의 상황이 연합국의 일원이 아니라 패전국 일본의 일부였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 있었다는 점과 함께 조선에 남아있는 ‘재외 재산’ 시설이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일본에 요구하고 시행 중이었던 ‘비군사화 및 민주화’라는 정책 시행의 대상이 되는 군사 시설 및 군국주의를 지원하는 공업 시설에 해당될 수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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