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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遊記≫의 欲望觀 -妖怪들의 欲望을 중심으로-

SUH,JUNG-HEE 1

1부산대학교

Accredited

ABSTRACT

지금까지의 분석을 통하여 ≪서유기≫의 공간은 욕망이 억제된 금욕의 공간과 욕망이 넘실대는 종욕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천상세계와 서천 불교세계는 금욕의 공간이다. 이에 반하여 요괴들이 활약하는 곳은 종욕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활약하는 요괴들의 心理活動과 행위를 분석한 결과, 그들은 하나같이 식욕, 색욕, 권력욕을 통하여 장생불사를 실현하고자 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요괴들을 창조하여 욕망의 세계를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는 ≪서유기≫ 안의 욕망관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삼장을 향하여 달려드는 인물들은 모두 욕망의 화신이다. 이들을 ‘妖怪’, ‘妖精’, ‘魔頭’ 등 부정적인 호칭을 사용하여 지칭한다는 것은 욕망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과 입장을 보여준다. 둘째, 요괴들은 삼장의 앞길을 가로막고 그의 목숨을 노리는 사악하고 위험한 존재들로 그려진다. 그 결과 이들은 모두 손오공과 천신들에 의해 철저하게 응징되는데 이와 같이 욕망을 추구하는 요괴들을 깨끗하게 정리한다는 결말 역시 욕망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셋째, 요괴들이 추구하는 식욕, 색욕, 권력욕과 장생불사에 대한 욕망은 예외 없이 모두 無爲로 끝난다. 쾌락의 추구와 생명에 대한 끝없는 집착을 ≪서유기≫에서는 무의미하고 공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하여 요괴처럼 욕망을 좇아 사는 삶은 어리석고 무가치하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표시하고 있다. 넷째, 욕망을 무한히 만족시키고자 하는 존재들은 출신과 재능을 불문하고 결국 모두가 요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요괴들의 무한한 욕망과 이에 대한 집착은 다른 존재들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고 우주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때문에 요괴들은 욕망의 지배 아래 일국의 기강을 무너뜨리거나 백성을 도탄에 빠지게 하며 지상 세계를 일대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위의 결론에 의하면, ≪서유기≫의 욕망에 대한 관점은 부정적이다. 즉 욕망이란 억제하고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 아래 요괴들의 결말을 통하여 욕망의 세계의 허무함과 무가치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일체의 욕망은 부정되어져야만 하는가?사실 욕망이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욕망은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원동력이다. 욕망에 과도하게 탐닉하지만 않는다면 욕망은 우리의 삶을 활기와 의욕이 넘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작용을 한다. 반면, 욕망을 과도하게 억제하면 삶은 무미건조해지고 생기를 잃게 된다. ≪서유기≫의 제1회부터 7회까지 부분이 ≪서유기≫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성공한 부분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손오공의 욕망이 넘쳐나는 이 부분이 어느 부분보다도 생명력이 약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욕망의 발산을 통하여 활발한 생명력과 매력을 구가하는 요괴들이야말로 서유고사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나가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진지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역동적 삶을 영위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장의 서행은 무의미하고 지루한 여행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이처럼 욕망이 인간의 생명을 약동하게 하고 삶의 생기를 불어넣음에도 불구하고 욕망에 대한 탐닉은 늘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탈하고 전체 사회의 질서를 파괴하고 어지럽힌다. 그렇다면 욕망의 발산과 제어 사이에서 ≪서유기≫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분명하다. ≪서유기≫는 불교의 욕망관에 의거하여 욕망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불교적 관점에 의하면 욕망과 집착은 고통을 낳고 재액을 가져온다. 요괴를 비롯한 모든 존재들이 고통과 재액을 벗어나 자유자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금욕, 멸욕을 통한 悟空(공의에 대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야만 한다는 것이 ≪서유기≫에 내포되어 있는 욕망관이다. 욕망에 대한 집착을 끊고 空意를 깨달음으로써 생의 가치를 획득하고 공동체 사회의 번영과 안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 ≪서유기≫의 욕망에 대한 관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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