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Biblia Society for 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 2023 KCI Impact Factor : 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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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SN : 1229-2435 / eISSN : 2799-4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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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SN : 1229-2435 / eISSN : 2799-4767
Social Discourse Analysis on Title and Role of Library: Focusing on Controversy over ‘The Forest of Wisdom’, Paju Bookcity
Suyeon Cho 1, 박성진 1
1중앙대학교 대학원 문헌정보학과
도서관은 이용자들을 위한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존재의 의의가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도서관을 “도서 및 기타 자료를 수집 · 정리 · 보존하여 독자에게 독서 · 조사 · 연구 · 참고 · 취미 등에 이바지 할 목적으로 조직 운영되는 기관”으로, 우리나라 ⌜도서관법⌟
B.C. 3세기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수행했던 업무도 오늘날의 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많은 지식인과 학자들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지적 제공처였고, 학술적 담론의 장(venue)이었다. 이를 위해 세계 전역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조직하고, 제공하였다. 또한 소장한 것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고대로부터 도서관의 기능은 수집 · 분류 · 목록작성 외에 원전교정 · 주해작성 · 사본복제 · 출판 등 매우 다양하였다
그런데 도서관의 이러한 존재 의미와 역할이 오늘날에 와서 흔들리고 있다. 인도 도서관운동의 아버지 랑가나단(Ranganathan)의 도서관학 5법칙(Five Laws of Library Science)
2014년 6월 19일 경기 파주출판도시에 문을 연 ‘지혜의숲’은 기존의 도서관의 개념과 전혀 다른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혜의숲은 이용 자가 보고 찾을 수 있는 책의 문패격인 목록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도서관 명칭 논란에 대한 선행연구를 통해 지혜의숲에 대한 도서관 명칭 사용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이를 둘러싼 언어로 표현되는 모든 인간의 행위인 ‘담론’을 통해 파주출판도시 지혜의숲을 중심으로 한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1) [법률 제11310호, 2012.2.17., 일부개정]
2) 제1법칙: Books are for use (모든 책은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제2법칙: Every person his or her book(모든 독자에게 그의 책을), 제3법칙: Every book its reader(모든 책에 그의 독자를), 제4법칙: Save the time of readers(독자의 시간을 절약하라), 제5법칙: Library is a growing organization(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이다).
3) 국립국어원 표준대백과사전. ‘어떤 물품의 이름이나 책 제목 따위를 일정한 순서로 적은 것’.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도서관’ 명칭과 역할 논란은 크게 세 가지 흐름에서 진행되었다. 우리 사회는 책이 있는 모든 곳을 도서관이라 부르기도 하고, 심지어 책이 없는 곳도 도서관이 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서관을 도서관이라고 부르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첫 번째 문제는 책이 있는 모든 곳을 도서관이라 부르는 대표적인 사례로 작은도서관을 들 수 있다. 작은도서관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엄대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마을문고운동이 1980년대 새마을운동중앙본부 주도의 관제 활동으로 변질되고, 농촌공동체의 붕괴에 따라 급속히 쇠락하면서 함께 쇠퇴하게 된 문고운동에 대한 반성을 기반으로 기존의 문고와의 차별성을 모색했던 대안운동의 하나로 시작되었다
두 번째로
세 번째 사례는 도서관을 도서관이라고 부르 기를 꺼리는 사례로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의 명칭 변경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1906년 (光武10년) 대한제국 이래 1995년까지 90여 년 동안 도서관이라는 문화기관을 ‘도서관’이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1995년 이후 숱한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이 문화센터, 학술정보관, 평생학습관 등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공공도서관은 1994년 하반기부터 사회 · 교육적 기능을 추가 하거나, 도서관의 시설 또는 기능을 확대 · 개편 하는 과정, 별도의 평생학습관 등을 신설하면서 기존의 도서관의 기능과 조직을 흡수 · 통합 하는 등의 방법으로 명칭 변경이 시도되었다. 그리고 대체 명칭으로
더구나 대학도서관의 명칭 변경 논란은 그 사실을 입증해준다.
이처럼 목록도, 사서도 없이 도서관 자료에 대한 정보이용서비스가 불가능한 ‘지혜의숲’을 도서관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지속적인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언론을 통한 보도, 소셜 미디어 상에 사용된 언어 등의 상징적 의미를 분석하는 방법은 담론을 연구하는 여러 가지 접근방식들에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반다이크(van Dilk)와 페어클로우 (Fairclough)를 중심으로 한 비판적 담론분석은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페어클로우는 미디어 담론과 그 사회적 맥락에 초점을 맞추어, 담론적 과정과 사회적 구조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는 기존의 언어 학적 담론분석과 푸코의 담론이론을 결합해 양자 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텍스트적 실천, 담론적 실천, 사회적 실천 등 세 차원으로 분석틀을 구성하여 미시적 접근과 거시적 접근의 단점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여기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지혜의숲은 2013년 2월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출된 뒤 “새로 지어 개관하려면 적어도 500억원 이상이 들어갈 100만권 장서의 도서관을 20억원으로 만들겠다.”는 김언호 이사장(한길사 대표)
지혜의숲 조성 총 규모는 3,888.4㎡(1,176.2평)에 달한다. 현재는 전체 계획규모의 1/4 수준인 890㎡(270여 평)에 이르는 로비와 복도에 서가가 조성되어 있다. 장서규모는 현재 20만권으로 시작했지만 중장기적으로 100만권 소장이 목표다. 당초 계획했던 공간 규모가 현재 4배 이상 되기 때문에 공간의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서 구성은 연구자 · 학자 · 저술가 들의 소장 도서와 출판사 도서 등 일반적인 공공도서관의 자료수집방법인 구입이 아니라 기증방식만을 취하고 있다. 19세기 중반 이래 ‘장서’라는 용어 자체의 의미는 도서관이 수집 · 보존하는 도서의 집합이다. 여기에 지식정보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를 더하면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 · 보존하는 모든 지식정보 매체의 집합체로 규정할 수 있다. 따라서 도서관 장서는 당대의 사회적 현상과 지적 고민, 사회변혁의 단초와 궤적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러나 장서의 현실적 즉, 직접적 의미는 당대 이용자의 정보요구를 충족시키는 도구인 동시에 후대를 위한 접근과 이용을 보증하는 실물자료의 총체 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모든 도서관과 사서는 오로지 이용자를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이용자가 도서관에 오는 이유는 자료를 찾기 위해 서다. 때문에 장서가 충실하지 못하면 이용자가 더 이상 찾지 않는 도서관이 된다. 인식 또한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 가운데 특히 공공도서관은
이렇듯 19세기 중반 이후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는 지역사회를 위한 지식정보 구심체로서의 기능을 공공도서관에 부여해왔다. 도서관은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장서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원칙과 이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그들 대부분은 오늘날 장서개발의 고전적 정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대표하는 정론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자료의 공개와 무료 이용 보장, 둘째, 세금으로 설립 · 운영되는 공공도서관은 ‘요구론 중심의 선택론’에 따른 자료 선택, 셋째, 자급자족형 장서개발 중시, 넷째, 장서개발정책(Collection Development or Management Policy) 수립, 다섯째,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특징과 정보수요 등을 조사하고 대출경향을 분석하여 장서개발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연간 종이책 발행부수는 총 1만권 정도이며, 이 중에서 2012년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과서 및 학습참고서(5.027부), 학습지(1,676부)를 제외하면 연간 발행부수는 3,708권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책을 두 권씩 기증받는다 해도 앞으로 80만권을 더해 100만 권을 채우려면 100년이 넘게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지혜의숲은 책, 시설과 함께 도서관의 3대 요소로 불리는 ‘사서’도 없다. 도서관 자료에 대한 정보이용서비스 등을 제공할 사서 대신 자원봉사자인 ‘권독사’ 40명이 하루 최소 5명, 4시간씩 자원봉사 형태로 지키고 있을 뿐이다. ‘권독사’ 명칭도 회의 과정에서 김언호 이사장의 제안으로 지은 것이다. 동아일보 해직 기자 출신으로 인문서를 주로 내는 김언호 이사장의 배경을 감안할 때 1925년 1월 동경에서 조직되어 1926년 11월 해체된 조선 국내의 분열된 사회주의운동에 중립적 자세를 견지하면서 적극적으로 사회주의운동의 통일을 주장했던 일월회(一月會)가 ‘사상운동(思想運動)’과 함께 발행한 마지막 ‘사’의 한자 뜻은 다르지만 음이 같은 ‘권독사(勸讀社)’
한편 도서관법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의 경우 건물 면적이 330㎡ 이하인 경우에는 사서 3명을 두되 330㎡ 이상인 경우, 초과하는 330㎡마다 사서 1명을 더 두게 되어 있다. 또 장서가 6,000권 이상인 경우 초과하는 6,000권마다 1명을 추가 고용해야 한다. 특히 공공도서관이 개관 시 최소 사서 3명을 두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혜의숲 역시 건물 면적 기준으로 보면 최소 5명의 사서를 둬야 한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요람(선택)에서 무덤(보존, 폐기)까지로 간주되는 기본적인 장서관리를 위한 도서관의 장서개발정책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기증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혜의숲은 조성장소가 주거지도 아닐 뿐더러 접근성까지 떨어져 정보전달매체의 소장 공간과 문화생활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 하기 위한 이용자 중심 위치에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지식기반사회에 요구되는 디지털 자료 접근을 위한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고 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도서관은 지식정보를 소유하는 곳으로서가 아니라 이용자가 지식정보를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곳으로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이용자가 요구하는 지식정보 서비스는 도서관 내 · 외적인 환경에 좌우될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이용자가 원하는 때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전환되어야 한다. 즉 이용자 지향의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혜의숲은 전통적인 도서관과는 전혀 다른 개념에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이름만 붙인다고 해서 도서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 없이 도서관으로 명명되어졌다는 사실부터 논란의 여지를 안고 출발한 셈이다.
4) 김언호는 1945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신문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다. 1968년부터 1975년까지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으며, 1976년 한길사를 창립하여 지금까지 대표로 있다. 1998년 한국출판인회를 창설하고, 제1대 · 제2대 회장을 맡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파주출판도시 건설에 참여했고, 1990년 중반부터는 예술인마을 헤이리를 구상하고 건설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책축제 파주북소리 조직위원장과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5) 박종인. 2007. 1920년대 사회주의사상의 수용과 一月會. 『한국근현대사연구』, 40: 45-67.
본 연구는 담론분석을 통해 ‘지혜의숲’에 대한 ‘도서관’ 명칭 논란을 중심으로 언론 및 소셜 미디어, 인터뷰, 관계자의 저서 등에 나타난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분석하였다. 텍스트에서 어떤 어휘를 빈번하게 사용했는지 살펴보고, 이러한 텍스트 내에서 반복적으로 쓰인 표현을 통해 어떻게 사회적 담론화 했는지 알아보 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텍스트의 산출 및 해석 과정에 작용하는 사회적 결정 내용 및 그것의 사회적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지혜의숲’은 어떠한 텍스트로 표현되고 있는가?
<연구문제 2> ‘지혜의숲’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담론은 어떻게 생산 소비되는가?
<연구문제 3> ‘지혜의숲’은 사회적 효과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가?
본 연구에서는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분석하기 위해서 신문지면 스크랩 서비스업체인 스크랩마스터(
이밖에도 15년 전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 지하 상가에서 시작해 사립 공공도서관의 모델로 성장한 느티나무도서관재단 박영숙 이사장과 10월 4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30여 분 간의 녹취록을 확보했다. 박영숙 이사장은 2014년 9월 25일 파주출판문화단지 인근 교하도서관에서 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위원장과 ‘도서관 초대석, 지혜 의숲과 도서관’ 대담을 가졌다. 이날 대담은 출판과 도서관계 전문가가 생각하는 도서관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독서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아쉽게도 교하 도서관은 이날 행사에 대한 동영상 촬영 및 음성 녹음을 진행하지 않아 박영숙 이사장과의 대화 외에는 다른 자료는 얻을 수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주북소리 2014’ 기간인 10월 9일 ‘지혜의 숲’을 찾아 실질적인 조성 실무를 담당한 아시아출판문화센터 어린이책연구회 정병규 책임연구원을 만나 1시간 30분 동안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선출과 함께 지혜의숲 조성을 처음 발표한 김언호 이사장과도 이날 직접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지혜의숲 대표 권독사인 번역가 박종일 (65)씨와 1섹터 ‘개인 기증자 코너’에서 당일 근무하고 있던 권독사 손명수(61)씨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총 2시 간가량의 녹취록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김언호 이사장이 2013년 1년간의 일기를 엮은 ‘책들의 숲이여 음향이여’
수집된 자료의 연구방법은 페어클로우의 비판적 담론분석을 활용하였다. ‘지혜의숲’ 신문 기사 및 트위터 글, 인터뷰 등을 모두 읽어가면서 ‘지혜의숲’ 담론이 어떠한 사회적 실천을 유도하고 있는지 주목하였다. 우선 보도기사와 칼럼을 중심으로 주로 어휘 사용의 측면을 주목하면서 텍스트적 실천의 의도성을 이해하고자 했다. 그런 다음에 트위터 글과 인터뷰 기사 등 다른 장르의 담론이 어떻게 초기 보도기사의 텍스트와 결합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린컨(Y. Lincoln)과 구바(E. Guba) 의 신뢰성 준거 방법
담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2013년 1월 1일부터 2014년 9월 30일까지 조사된 ‘지혜의 숲’ 관련 기사를 대상으로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는 시기별 기사에 대한 분량의 변화, 긍정 · 부정 글을 분석함으로써 텍스트 분석의 근거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이다. 기사량은 2013년 4월 첫 등장 이후 2013년 10월(4건), 2013년 11월(3건), 2014년 1월(5건), 5월(11건)으로 꾸준히 늘어 2014년 5월 28일 언론 공개 행 사 이후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6월 2일 경향신문의 “손닿지 않는 곳에 책 꽂아놓고 완전 개가식”(2014년 6월 2일) 첫 반박 기사가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7월 부정 보도가 4건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페어클로우(1989)
지혜의숲은 앞서 밝혔다시피 지난해 2월 출 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언호 이사장을 통해 처음 발현되었다. 이후 김언호 이사장은 조성과정에서 수많은 국회의원과 언론 인들을 만나 지혜의숲 조성 필요성을 알리고, 지원을 요청하는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지혜의숲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병행하였다. 이 과정에서의 언론기사를 분석하면 지혜의숲 개관 전 기사들은 김언호 이사 장이 주장대로 긍정적 보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결과 2013년부터 2014년 9월 30일까지 15개 중앙 언론사를 대상으로 ‘지혜의숲’으로 검색해 얻은 총 43건의 신문기사와 4건의 방송뉴스 가운데 40건의 기사가 지혜의숲은 ‘도서관’이라는 사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처럼 지혜의숲 보도는 서울신문에 게재된 김언호 이사장의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2013. 10. 4.) 칼럼을 시작으로 경향신문 “100만권 갖춘 도서관 열겠다”(2013. 10. 28.), 서울신문 “100만권 기증장서 갖춘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 조성 김언호 · 김병윤 씨”(2013. 10. 29.), 동아일보 “학자-출판사 재고도서 기증받아 내년 5월 파주서 열린도서관 개관”(2013. 10. 30.), 문화일보 “열린 도서관”(2013. 11. 4.), 한겨레 “종이책 사멸 맞설 ‘지혜의 숲’ 도서관 지어요”(2013. 11. 28.) 등 초기 기사들은 국회의 예산 배정을 측면 지원하는 결과를 낳았다. 더구나 예산 배정 이후 2014년 1월 27일 진행된 지혜의숲 개관 설명회를 통해 경향신문 “24시간 도서관 지혜의 숲 4월 개관”(2014. 1. 28.) 을 비롯해 국민일보 “24시간 도서관, 파주에 4월 중순 개관”(2014. 1. 28.), 조선일보 “인문학 도서관 지혜의 숲 4월 개관”(2014. 1. 29.), 동아일보 “남거나 버릴 책 있으면 이곳에 기증하세요”(2014. 1. 29.), 세계일보 “24시간 열려있는 ‘지혜의숲’으로”(2014. 2. 3.) 등 주요 신문 들은 “지혜의숲 도서관이 정부로부터 서가 마련과 운영을 위한 예산 7억원을 배정받아 구체 화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의 출현을 반겼다.
이들 보도에 긍정에 대한 어휘들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도서관’ 명칭에 대한 긍정적인 담론들을 살펴보면 ‘가치’, ‘개방’, ‘공간’, ‘공유’, ‘리사이클링’, ‘신개념’, ‘실험’, ‘열린’, ‘자원봉사’, ‘절감’, ‘지식’, ‘활성화’ 등의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들 단어들의 특징은 수식어로 조합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열린 도서관’, ‘신개념 도서관’, ‘리사이클링 공간’, ‘지식 공유’, ‘지식의 리사이클링’, ‘열린 지식’, ‘의미 있는 실험’ 등 따로 쓰여지고 했지만, 조합해서 의미를 극대화 하는 수식어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태(態), 명사화, 긍정 · 부정문, 서법(서술문, 문법상의 의문문, 명령문), 대명사, 접속사 등 문법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지혜의숲에 대한 부정적인 반론기사가 처음 등장한 것은 6월 19일 개관을 앞두고 진행된 2014년 5월 28일 언론 공개 행사 이후 경향신문의 “손닿지 않는 곳에 책 꽂아놓고 완전 개가식”(2014. 6. 2.) 보도가 처음이다. 가시화되기 전의 기사가 긍정 일색이었던 데 비해 막상 개관을 앞두고 실체를 대하자 부정 보도가 등장 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선 긍정적인 담론과 마찬가지로 수식어는 비슷하게 사용되었으나 ‘뒤 섞여’, ‘전락’, ‘책의 납골당’, ‘지적’, ‘불가능’, ‘계약직’, ‘비정규직’, ‘해고’, ‘고질’ 등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가 등장한다. 개관 전과 달리 경향신문은 내부 논설위원의 칼럼 “신개념 도서관”(2014. 6. 28.)과 외부 전문가 칼럼 “‘지혜의 숲’이라는 ‘종이무덤’”(2014. 7. 1.) 등 개관 후보도에서도 계속해서 비판적인 보도태도를 유지한다. 이들 기사에서 논란이 되는 어휘는 ‘무덤’, ‘소품’, ‘위축’, ‘정반대’, ‘고민’, ‘장식’, ‘알량한’, ‘황폐한’, ‘맨얼굴’, ‘뻔뻔함’, ‘경쟁’, ‘양극화’, ‘위기’, ‘허허벌판’, ‘전시’, ‘기피’, ‘불편한’, ‘거부’, ‘졸부스러운’, ‘된장X’, ‘돈지X’ 등 수위가 높은 완곡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책의 무덤’, ‘어려운 배열’, ‘황폐한 맨얼굴’, ‘거대한 인테리어 소품’, ‘전시효과’, ‘최악의 위기’, ‘책납골당’ 등 조합어도 부정적 의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들 어휘들은 상징은 지혜의숲이 ‘도서관’이 아니다는 강한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
텍스트 차원이 텍스트의 언어학적 구성과 특징을 분석하는 것이라면, 담론적 실천은 텍스트가 생성되고 사회적으로 배포되는 방식 및 그것이 수용되는 과정 등과 같은 텍스트의 생산 및 소비 과정의 다양한 측면들이 텍스트와 상호 작용하면서 생산해내는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다.
이 방송이 나가자 서울의 한 도서관 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우리가 일하고 있는 도서관은 그럼 가짜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특히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경향신문 칼럼 ‘한기호의 다독다독(多讀多讀)’ (2014. 7. 1.)을 통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도서관의 3대 구성 요소는 시설, 자료(책), 인력이다. 이미 존재하는 시설(건물)에 거대한 책장을 설치하고 책만 진열해놓으면 도서관인가? 자료는 데이터베이스화되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혜의 숲’은 처음부터 데이터베이스화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8m 높이에 책을 진열해놓아 일부러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지 않는 한 찾는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인문학자 김경집 작가도 한국일보 ‘토요에세이’ “숲과 늪”(2014. 7. 12.) 칼럼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언론은 자신이 사회문제화하려고 하는 이슈에 대해서, 동일한 내용을 다양한 장르 즉 형식으로 담아 다양한 독자층에게 혹은 동일한 독자의 다양한 측면에 의미작용을 하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바로 이 ‘칼럼’은 ‘보도’라는 장르가 담을 수 없고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을 건드 리기 위하여 활용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파주 출판문화단지에 ‘지혜의 숲’이 생겼다. 수십만 권의 책을 가득 담은 ‘신개념의 도서관’이라며 예찬이 이어진다. 그러나 정작 가본 그곳은 끔찍했다. 그것은 숲이 아니라 늪이었다. 다양한 생태의 보고인 늪이 아니라 무질서와 공포의 늪이다. 분류도 안 되고 사서도 없는 그곳을 어떻게 도서관이라 명명할 수 있는지 그 파렴치와 무지가 놀랍다. (중략) 높은 책장에 꽂힌 책들은 제목을 읽어내기도 어려운데 사서도 아니고 일종의 자원봉사자 같은 권독사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업종을 두었지만 도대체 어디에 무슨 책이 있는지 알아야 찾아줄 수 있지 않은가!
그러자 개관 전부터 “종이책 사멸 맞설 ‘지혜의 숲’ 도서관 지어요”(2013. 11. 28.), “책의 숲에서 책의 유토피아를 꿈꾼다”(2014. 5. 30.) 등 ‘사람’과 ‘문화’면 4 · 5단 톱기사로 개관에 힘을 보탰던 한겨레 한승동 기자는 “번지수 틀린 ‘지혜의숲’ 논란”(2014. 7. 16.) 칼럼을 통해 반박에 나선다. 기자는 ‘보도’ 장르에서는 최대한 혹은 외관상 기자가 자신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이런 ‘칼럼’과 같은 장르에 서는 개인적 경험 속에서 다양한 텍스트를 자의 적인 판단으로 결합할 수 있다. 이는 전통적 미디어 간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기능과 효용성이다. 버려질지도 모를 책들과 기존 건물을 재활용해 더 많은 국민들이 책을 소중히 생각하고 더 가까이하게 하는 괜찮은 문화공간이 하나 만들어진다면, 그것이 도서관이든 북카페든 퓨전형 독서공간이든 상관없지 않을까? 도서관 하나를 제대로 짓고 정식 사서를 두고 운용하려면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 억원의 돈이 든다고 한다. 물론 그런 도서관은 늘려야 옳고 또 그렇게 하도록 계속 요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그런 도서관을 더 늘리고 책을 더 많이 구입하고 정식 사서를 배치 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지혜의 숲과 같은 시도가 양립 불가능한 모순관계일까?
한승동 기자는 이어 “권독사와 이용자들 어울리는 정보 · 담소공간 되길”(2014. 7. 30.) 4단 톱기사를 통해 지혜의숲 권독사 대표 박종일 씨의 인터뷰를 후속 보도한다. ‘보도’가 담을 수 없는 부분을 ‘칼럼’을 통해 주관적 의견을 표출한 데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인터뷰’ 라는 장르를 통해 감성적 접근을 시도한다.
주 5일, 하루 4시간 이상 근무해온 박씨는 지혜의숲 개관 한 달을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우선 내방객들이 초기 단순 나들이객에서 책을 보려는 중장년층으로 바뀌며 열람석의 3분의 2를 늘 채우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중략) 박씨는 “지혜의 숲 개관에 7억원 정도가 들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 비용으로 이만큼 균질 적이고 좋은 책들을 모아 공유하기는 쉬운 일인 가. 도서관 하나 짓는 데만 적어도 수백억원, 연간 유지비만 최소한 수십억원이 들 텐데. 물론 도서관을 많이 지어야 하지만, 당장 어렵다면 이런 형태의 시도도 값진 것 아닌가.”
언론조차 이런 공방이 이어질 정도니 소셜 미디어 상의 논란은 훨씬 더 치열하게 나타났다. 포털사이트인 다음(
도서관이 지혜의 숲이라는 건, 참 좋다…파주출 판도시에 지혜의 숲이 생긴다면 그것도 참 좋겠 다. 이 프로젝트에 도서관 사람들은 누구누구가 참여하고 있을까?(사서 이용훈 @blackmt1. 2013. 10. 29.)
100만권의 장서, 서가 및 독서 공간, 강의와 토론, 출판도시 파주에 내년 5월 새로운 개념의 대형 도서관 ‘지혜의 숲’이 등장한다. 아, 파주로 살곳을 옮기고 싶을만큼 가슴 뛰게 만드는…(정중규 @bulkoturi. 2013. 11. 30.)
열린도서관 ‘지혜의 숲’ 개장에 대한 소감: 나의 책?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잘 찾아봐. 이 세상 절판본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까. 세상은 대도적 시대를 맞는다.(P.A. Marvin @cyaninsane. 2014. 6. 4. 리트윗 50.)
책속에서 아무 방해 없이 힐링 할 수 있는 곳, 지혜의 숲. 너무 좋다. 국고낭비라고 말이 많지만 외국에 멋진 도서관들을 보며 하염없이 부러워 했던 나로서는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많이 이용하면 낭비가 아니라 좋은 투자가치 겠지?!(김주영 @jyk_ju00. 2014. 7. 23.)
파주 열린도서관 지혜의 숲을 세 단어로 표현하면 보전, 개방, 자율이다. 이곳에 쌓아두지 않으면 파쇄될 책의 수명을 잇고, 24시간 누구에게나 공간을 열어 두며, 참가자들의 자발적 활동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간을 활용한다.(아르춤@archum20. 2014. 6. 3. 리트윗 4.) 서… 기사들 스크랩 하면서 직원들 보여주면 어디서 이런 얘길 듣고 이렇게 썼을까? 외부적으로는 아무하고도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하게 되면 반드시 공식채널을 통해서 질의응답을 합니다. 절대 개인적으로는, 말실수를 하면 안 되니까…그런데 받아쓰기를 또 하더라구요. 직접 취재를 하지 않고, 그래서 포기했어요.
종이책의 수명을 늘리고, 독서를 권장하는 랜드마크를 꿈꿨던 ‘책의 유토피아’ 지혜의숲은 이런 논란이 거듭되자 ‘도서관’이 아니라 ‘공유 서재’라고 명칭을 바꾼다. 지혜의숲 조성 실무를 맡아 진행한 아시아출판문화센터 어린이책 예술센터 정병규 책임연구원은 언론의 ‘진짜 도서관’ 논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들은 책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를 도서관이라고 하면 안 된다 분명히 얘기했어요. 여기는 기증서가이고 도서관은 아니다 분명히 얘기했어요. 일반적으로 도서관이라면 그때 당시는 안 되어 있었으니까 바코드 입력하면 정보가 다 뜨고, 어떤 서가에 어떤 책이 있는지를 이용자가 스스로 찾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기는 도서관은 절대 아닙니다. 쇼킹한 것을 만들어내는 게 언론사 쪽에서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얼토당토않은 것들이 나왔던 거죠. 진짜 도서관이니 뭐니 하면서… 기사들 스크랩 하면서 직원들 보여주면 어디서 이런 얘길 듣고 이렇게 썼을까? 외부적으 로는 아무하고도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하게 되면 반드시 공식채널을 통해서 질의응 답을 합니다. 절대 개인적으로는, 말실수를 하면안 되니까…그런데 받아쓰기를 또 하더라구요. 직접 취재를 하지 않고, 그래서 포기했어요.
이에 대해
지혜의숲은 앞서 밝혔다시피 2013년 2월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언호 이사장을 통해서였다. 김언호 이사장이 2013년 1년간의 일기를 엮은 책 ‘책들의 숲이여 음향이 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회가 열렸던 날(2월 28일)이었다. 이날 김언호 이사장은 “지지향(파주출판도시 게스트하우스)을 ‘라이브러리 호텔’로 만들어야 한다. 복도를 ‘출판도시미술관’으로 꾸미는 것도 연구 하자. 독자들이 감동하게 해야 한다.”고 썼다. “출판도시 전체를 에코도서관, 에코출판박물관으로 진화시켜야 한다.”(3월 2일), “지지향 호텔 로비는 특히 라이브러리호텔로 바꾸어야 한다. 2 · 3 · 4 · 5층의 복도에 출판사 주제별 · 작가별 · 저술가 별로 책들을 비치한다. 책을 기증하는 출판사나 기증자별로 책 꽂을 수 있을 것이다.”(3월 4일), “박광성 사장
이에 대해 박영숙
저는 처음 지혜의숲을 보면서 뜻밖이었던 게 책을 보면서는 반성이 많이 됐어요. (중략) 참으로 아쉬운 건 도서관인들을 안 만나신 거죠. 그래서 정말 반성이 되었어요. 저도 도서관계의 입장에서 우리가 이런 계획을 가졌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릴 파트너가 아니구나. 도서관계 그 누구라 도, 이건 우리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고 반성을 했어요.
더구나 김언호 위원장이 수많은 여야 국회의 원과 출판인, 건축가 등을 만나면서도 정작 도서관인들을 만나지 않았다. 더구나 출판계를 살리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출판계의 현실을 간과했다는 사실이다.
너무 뜻밖이었던 건 출판계가 요즘 되게 어려워서 그걸 살리는 것을 큰 사명으로 여기시는 것 같은데, 출판계에서 기증만으로 도서관을 만들었다? 이런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나오면…(중략) 그럼 우리도서관 만들 때 다 기증받아서 하면 되겠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하실 거냐? 어떤 계획이시냐? 그랬더니 ‘지혜의숲은 도서관이 아니다.’ 그러시더라구요.
사실 지혜의숲에 대한 도서관 논란은 이미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혜의숲 쪽에서 “우리는 도서관이 아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이사장의 지적처럼 국가예산이 투입된 만큼 공공성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더구나 40여 년간 도서관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동반자적 관계였던 출판계의 원로가 도서관에 대한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다는 것은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지혜의숲이 도서관이든, 아니든 해묵은 명칭 논란 보다는 변화가 빠른 시대에 전통적 도서관조차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인정을 얻어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지혜의숲은 전통적인 도서관에 대한 담론과 변화를 반영한 시대적 요구가 재접합됨으로써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다시 이끌어냈고, 도서관과 출판이 다시 본연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 자율적 담론을 위한 길을 터줬기 때문이다.
6) N. Fairclough, Language and Power, Longman. 1989. 김지홍 옮김. 『언어와 권력』. 경진. 2011. 29-49. 재인용.
7) 출판사 ‘생각의 나무’ 대표.
8) 김언호 이사장이 ‘라이브러리 호텔지지향’에 비치할 장서를 수집하기 위해 전국의 원로 지식인 · 학자들에게 보낼 문건, ‘종이책을 보존 · 보호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펼칩니다’.
9)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도서관 이야기’ 원고. ‘지혜의 숲: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
10) 필자와의 대담. 2014. 10월 4일.
이 연구는 파주출판도시에 문을 연 지혜의숲에 대한 ‘도서관’ 명칭 논란을 하나의 사회적 ‘담론적 사건’으로 등장하게 한 언론보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소셜 미디어, 도서관계와 출판계 인사들의 담론에 대한 인터뷰를 세 차원에서 분석하였다. 텍스트 분석은 지혜의숲을 ‘도서관’이냐, ‘도서관’이 아니냐는 보도를 중심으로 어휘를 분석한 결과, 도서관에 관한 우리 사회의 통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서관’ 명칭에 대한 긍정적인 담론들을 살펴보면 ‘가치’, ‘개 방’, ‘공간’, ‘공유’, ‘리사이클링’, ‘신개념’, ‘실험’, ‘열린’, ‘자원봉사’, ‘절감’, ‘지식’, ‘활성화’ 등의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들 단어들의 특징은 수식어로 조합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부정적인 담론에서는 ‘뒤섞여’, ‘전락’, ‘책의 납골당’, ‘지적’, ‘불가능’, ‘계약직’, ‘비정규직’, ‘해고’, ‘고질’ 등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가 등장한다. 또한 조합어 사용에 있어서도 수위가 높은 완곡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도서관’이 아니다는 강한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태(態), 명사화, 긍정 · 부정문, 서법(서술문, 문법상의 의문문, 명령 문), 대명사, 접속사 등 문법에서는 별다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담론적 실천에서는 언론은 자신이 문제화하려고 하는 이슈에 대해서, 동일한 내용을 다양한 장르 즉 형식으로 담아 다양한 독자층에게 혹은 동일한 독자의 다양한 측면에 의미작용을 하려고 ‘보도’가 아닌 ‘칼럼’ 등 오피니언, ‘인터뷰’ 등을 통한 감성적 장르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객관적인 정보의 전달 매체 로서 기능하는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지혜의숲은 ‘도서관’이 아니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 하고 있었다. 사회적 실천에서는 지혜의숲이 도서관이든, 아니든 해묵은 도서관 명칭 논란 보다는 변화가 빠른 시대에 전통적 도서관조차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인정을 얻어내야만 한다는 숙제를 확인하였다. 특히 지혜의숲은 오히려 전통적인 도서관에 대한 담론과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을 재접합 되는 결과를 낳아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다시 이끌어냈고, 도서관과 출판이 다시 본연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 자율적 담론을 위한 길을 터줬다고 할 것이다. 페어클로우가 지적한 바와 같이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담론의 질서라 하더라도 봉합선 없이 매끈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헤게모니는 상호텍스트성을 통해서 설명될 수 있으며, 상호텍스트성이란 앞서 분석한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담론들이 접합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소들 간의 접합, 탈접합, 그리고 재접합 등의 과정을 통해 헤게모니가 형성되어 가며, 그것의 담론적 측면이 바로 담론의 질서이다.
이제는 가장 먼저 도서관이 나서야 한다. 21세기의 도서관은 급격한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용자가 요구하는 적합한 지식정보자원을 적시에 공급하고, 연결해주는 정보센터로서 현대적 의미의 역동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향후 변화 추세를 민감하게 예측하여 바람 직한 미래상을 구현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 도서관은 그 역할과 변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더불어 조직의 변화에 따른 지식정보자원의 공유 문제가 시급해지고 있다. 지식정보자원의 공유는 도서관에서의 지식정보자원의 공동 이용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도서관이 지식정보자원을 공유하는 목적은 도서관들이 이러한 자원을 상호 협력하여 공동으로 이용함으로써 각각의 개별 도서관의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지식정보자원의 공유는 원활한 지식정보의 유통을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업이다. 도서관에서의 공유 대상은 넓은 의미로 해석할 경우에 장서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시설, 설비, 기술, 인력, 사서직원이 지닌 전문지식과 기술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식정보자원의 분담수서, 지식정보자원의 공동 목록 작성, 지식정보자원의 공동 보존, 지식정보자원의 공동 활용, 지식정보자원의 공유와 도서관 협력망, 국내 · 외 지식정보자원 협력망 등 이미 시작된 도서관계 협력체계를 활성화함으로써 지혜의숲을 ‘도서관답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다음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지혜의숲에 대한 7억 국고 투입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결과를 알린 내용에 그 해답이 나와 있다.
수십만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지혜의 숲에서 도서 검색의 기본이 되는 DB작업 없이 개관했다는 점에서 이용자를 배려하지 않는 전시행정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국민의 세금이 한 푼이라도 들어간 이상 ‘지혜의 숲’은 모든 국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요소와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지혜의 숲이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이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설명해야 겉모습만 화려해 보이는 전시행정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적기금을 투입한 정보에 이에 대해 책임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담론이다. 더구나 개관 직후 맞은 여름 휴가철, 휴가지 대신 물밀 듯이 찾아왔던 하루 수만명의 이용자가 있는 한 지혜의숲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서 없이 자원봉사 형태의 권독사만으로만 운영을 한다고 하더라도 매달 수백만원의 인건비와 최소 1,000만원에 달하는 유지 · 관리 비용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만 한다. 물론 공공도서관으로서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도서관으로서의 일상성과 반복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 낮 시간대를 제외하면 공동화 현상이 뚜렷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과 출판도시라는 특성을 감안해 영국 웨일스 지방의 헌책방 마을 헤이온와이
변화가 빠른 오늘날 사회는 그 변화를 신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는 병원이나 학교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자책을 도입하는 등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도서관도 예외일수 없다. 그러나 방법이 달라졌다고 해서 고유의 목적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밝혔듯이 도서관은 ‘수집 · 정리 · 보존하여 대출 · 열람 · 참고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외형도 변하고, 방법도 달라질 수 있지만 도서관 본연의 존재이유를 망각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무시 한다면 법적 요건을 갖추고 정식으로 ‘도서관’으로 설립 · 운영되는 곳이라고 할지라도 ‘도서관’의 본질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진짜 도서관’으로 인정하지 않는 과감한 도서관계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를 위해 도서관계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 연구는 도서관 명칭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살펴봄으로써 시대의 변화에 반영한 도서관의 대처방안과 바람직한 역할 모델을 모색하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이 연구의 제한점은 ‘지혜의숲’이 여전히 여론을 반영해 운영방식을 계속 변화하는 시점이라는 데 있다. 기존의 ‘도서관’ 역시 변화의 기로에 있다는 점 또한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서는 한계일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변화의 속도를 감안하면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도서관’은 그 본질조차 주장하지 못하고, 전혀 새로운 형태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사회적 현상과 문화를 개념 적으로 포착하는 가장 대표적인 패러다임인 담론 연구의 특성상 급변하는 시대가 가장 큰 연구의 한계였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향후 극복할 수 있는 제한점은 보완하고, 계속해서 도서관 명칭, 나아가 문헌정보학 분야 전반에 대한 담론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변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11) 영국 웨일즈 지방의 와이(Wye) 강변에 위치한 헤이온와이(Hay-on-Wye)는 쇠락한 작은 시골 마을이었으나, 1961년 리처드 부스에 의해 책마을로 탈바꿈한다. 오래된 성, 버려된 집, 창고들을 헌책방으로 바꿔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런던에서 2시간, 옥스퍼드에서는 1시간 거리다.
12) 1981년 레뒤 마을은 옹셀로라는 사람이 헤이온와이 책마을에서 힌트를 얻어 조성했다. 옹셀로가 데려온 브뤼셀의 서점인들은 레뒤의 헛간이나 처마 밑에 책방을 차린다. 레뒤 마을의 학교 교실, 사제관, 외양간 등을 서점으로 개조하는 한편, 방송매체의 힘을 빌려 책마을 붐을 조성한다. 1984년 부활절에는 수만 명의 책 애호가를 불러들여 책축제를 펼치기에 이른다. 이렇게 방문객이 크게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생겨난 카페와 식당, 그리고 가게만 해도 100여 개에 이른다. 1994년을 기준으로 주민 400여명에 불과한 레뒤 마을의 책방은 24곳이고, 60만권의 책이 있다. 한 해 방문객은 20만명을 헤아린다. 레뒤 책마을은 유아, 해양, 역사, 예술, 항공 등의 분야별 전문 책방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출처: <출판저널> 제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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