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Korean 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 Society 2023 KCI Impact Factor :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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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SN : 2466-2542
- https://journal.kci.go.kr/liss
pISSN : 2466-2542
An Analysis of Books Selected for ‘One Book, One City’ in Korea
Woo, Yunhee 1, Kim,Jong Sung 1
1계명대학교
‘한 도시 한 책 읽기’(이하 ‘한 책’이라 함) 운동은 북스타트, 아침독서운동과 더불어 우리나 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중독서운동 중 하나이다. 북스타트와 아침독서운동이 영유아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데 비해 ‘한 책’은 한 지역의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그 지역사회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의제를 책읽기를 통해 토론한다는 점에 다르다. 또 성인 독서 인구를 도서관 주변으로 이끌어 내고 개인적인 취미활동으로 치부되던 독서를 공동체적 활동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98년 시애틀에서 시작된 ‘한 책’ 운동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것은 2003년 한국도서관협회가 시범사업으로 충남 서산에서 시작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원주, 부산, 순천, 익산이 2004년부터 참여하였으며, 2013년에는 28개 지역이 참여하고 2014년에만 3개 지역이 새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한 책’ 운동은 지자체 단위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한 마을이나 아파트 단위로 진행되기도 한다. ‘한 도시 한 책 읽기’에서 ‘한 마을 한 책 읽기’, ‘한 도서관 한 책읽기’, ‘한 아파트 한 책 읽기’ 등으로 변형되어 다양하게 변화하며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한 책’에 대한 연구는 대중독서운동으로서 ‘한 책’운동을 소개하고 그 의미와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것과 서울 성북, 부산, 청주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외에 서울도 서관이 2006년부터 진행한 ‘책 읽는 서울’ 사업 연간보고서와 한국도서관협회의 보고서를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책’ 선정도서에 대한 연구는
이를 보면
국내 사례에서는 ‘원 북 원 부산 운동’에 적극 참여한
이처럼 선정도서에 관한 연구는 미국의 사례에서만 구체적으로 연구되었을 뿐 우리나라의 경우는 몇몇 지역의 도서 선정 절차와 방법 그리고 그 기준에 있어서 드러나는 문제만을 언급 하고 있다. 선정도서는 ‘한 책’ 운동의 핵심
이 연구는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 책’ 운동 중 공공도서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31 개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3년~2014년 사이에 진행하지 않은 지역과 공공도서관이 참여하지 않는 ‘한 책’ 사업은 대상에서 제외하였음을 밝혀 둔다. 이 31개 지역 시•구의 도서 관과 도서관사업 통합 홈페이지를 통해 2003년부터 지금까지 선정된 도서 473권 357종을 수집하였다. 지역마다 연간 사업 횟수와 1회 선정도서 수가 다르지만 이에 관계없이 모든 선정도서를 대상으로 하였다.
우리나라 ‘한 책’ 운동은 2003년 한국도서관협회가 서산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하였다. 이후 2004년 원주, 익산, 부산, 순천에서 연이어 시작하였으며 현재 31개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서울 은평구나 대구 서구와 같이 기초 지자체 단위에서 시작하였다가 광역단위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흡수된 지역도 있고, 경기 구리, 전북 전주, 경북 영천과 같이 한 두해 진행하고 계속하지 않는 지역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사업을 시작한 지역이 17개에 달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전국적인 대중독서운동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연간 사업 횟수도 다양해지고 함께 읽는 방법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연간 사업 횟수는 서울 관악은 연 2회, 안성은 연 4회로 진행 하고 있으며 청주는 연2회 하다가 현재는 연1회 진행하고 있다.
책을 읽는 방법은 선정도서를 릴레이 방식으로 돌아가며 읽도록 운영하거나 북클럽에 선정된 도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또 서울과 안산은 다수의 도서를 선정하여 지역 내 각 도서관이 각각 한두 권씩 골라 함께 읽기를 진행하고, 다른 지역은 한 지역이 한 권을 함께 읽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함께 읽을 책을 독자 대상을 구분하지 않고 공통으로 읽을 책을 선정하는 지역도 있고, 성인과 아동 혹은 성인, 청소년, 어린이로 세분하여 선정하는 지역도 있다. 공통으로 읽을 도서를 선정하는 지역 중에서도 대전이나 대구는 어린이와 청소년 도서를 따로 구분하여 선정하 기도 했다. 현재 ‘한 책’ 사업의 전체적인 현황은
‘한 책’ 홈페이지 또는 웹페이지에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명시한 지역은 31개 지역 중 29개 지역이다. 이들은 사업 소개나 정의를 밝히는 부분에서 볼 수 있었으며 그 주요 내용을 살펴 보면
‘한 책’ 운동 취지와 목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하는 요소는 ‘함께 읽기’, ‘대화, 토론, 소통’ 그리고 ‘공감대 형성’이다. 그 중 ‘함께 읽기’는 한 지역공동체가 책 한 권을 정해 함께 읽는 사업의 시작점이며, 이를 개인의 독서로 그치지 않고 공동체 구성원이 가정, 이웃, 직장 등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한 책’ 운동의 기본 틀이다. 지역 공동체 내 많은 구성원이 한 책을 읽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함께 읽었다는 경험을 가지게 되고, 한 책의 주제를 토론하고 이야기 나누며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많은 요소는 독서와 ‘문화행사참여’를 통해 ‘독서문화 정착’ 및 ‘독서문화도시형성’으로 책 읽는 시민, 책 읽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어, 이는 ‘한 책’ 운동뿐만 아니라 대중독서운동으로서의 보편적인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공동체 의식 고조’와 ‘지역 화합/통합’, ‘공동체 문제해결’은 ‘한 책’ 운동이 가진 특수한 목적이다. 이들은 단순한 독서를 통한 공감대 형성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가치이며, 토론이 활성화되고 공론화되는 과정을 광범위하게 거쳤을 때 도달할 수 있는 목표이다. 많은 지역에서 이런 요소를 사업 취지와 목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 세심한 계획과 적극적인 사업 진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서와 토론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를 들여다보기보다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화합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사고의 지평을 넓히거나, ‘한 권’을 계기로 지속적인 독서를 하게 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독서의 본질적인 효과를 언급하는 지역도 있다. 그리고 이들 지역은 대부분 공동체 의식 고조 또는 공동체 문제 해결과 같은 지역공동체의 문제를 들여다 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
이들을 정리해 보면 ‘한 책’의 취지와 목적은 크게 독서 진흥과 지역사회 통합‧문제해결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청주의 경우 시민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도서가 책 읽는 청주의 목표인 독서의 즐거움을 고양하기보다는 사회적 참여와 행동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크게 보인다
‘한 책’ 운동에서는 어떤 책을 선정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지역에서 책 선정 작업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18개 지역의 ‘한 책’ 선정 절차를 정리한
이 외에 선정단 회의를 통해서만 결정하는 지역도 있고, 시민 추천 없이 선정단에서 정한 후보도서만을 대상으로 주민선호도 조사를 실시하여 정하기도 한다. 또 주민의 추천도서 중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책을 선정단에서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도 한다. 모든 지역이 그 절차는 다르지만 책 선정을 위해 여러 번 회의를 하고 있다는 점과 신중하고 열띤 토론의 결과로 선정되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홍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선정도서를 최종 결정하는 선정단은 도서선정위원회, 도서관운영위원회 또는 한책추진위원회 등의 회의체이며 이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밝힌 7개 지역의 2014년 선정단 구성은
분석 대상 31개 지역 중 ‘한 책’ 운동 홈페이지 또는 웹페이지에 ‘한 책’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 지역은 많지 않다. 다만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한 책’ 게시판 및 자료실에서 ‘후보도서 추천서’ 파일이나 사업 보고서 및 자료집 등을 살펴 선정 기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책’ 도서 선정 기준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추천도서 기준이 되며, 시민의 추천도서 중에서 후보도서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한 책’ 선정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준인 것이다. 각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19개 지역의 선정기준을 찾아 정리한 결과는
도서의 전체적인 난이도를 결정하는 독자대상에 대한 기준으로 19개 지역 중 4개 지역은 청소년 이상 읽을 수 있는 책을 기준으로 하며, 15개 지역은 남녀노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독자대상을 정하고 있다.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중 9개 지역은 어린이책을 따로 선정하지 않고 있다. 청소년 이상 읽을 수 있는 책은 청소년의 참여도 유도하면서 성인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고자 함일 것이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성인과 어린이가 같이 읽고 공감할 수 있으려면 소재와 주제에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최신성에 관한 기준으로는 최근 발행 도서를 선정기준으로 두는 지역은 5개이다. 특히 포항은 2014년 ‘한 책’ 도서를 추천받으면서 2013년 발간 도서로 한정했으며, 부산은 2015년 도서 추천서에 가급적이면 2012년 이후 발간된 도서를 추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8개 지역은 지역적 특성이 있는 도서라고 기준을 두고 있다. 지역적 특성은 그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 지역에서 활동했거나 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과 같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도서나 지역주민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를 담은 작품 등을 말한다.
9개 지역은 ‘쉽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을, 5개 지역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자 한다. 반면에 4개 지역만이 작품성이나 문학성을 기준으로 두고 있어, 작품성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는 지역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책’ 운동의 취지와 목적에서 이를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언급되는 ‘문화행사와 연계할 수 있는 책’과 ‘다양한 토론 주제를 가진 책’은 각각 10개 지역과 17개 지역이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다양한 토론 주제를 도출할 수 있는 도서는 함께 읽는 것 이상의 취지인 토론을 통한 소통과 공유를 위한 필요 조건이다. 문화행사는 토론 외에 ‘한 책’ 도서를 매개로 다양한 독서 문화행사를 연계해서 진행하고자 하기 때문에 작가와의 만남, 낭독회, 북콘서트, 연극 등으로 책의 내용을 다매체로 즐길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선호한다.
작가에 관한 기준은 13개 지역이 국내작가로 정하고 있으며, 2개 지역은 외국도서를 배제 원칙으로 정하고 있어 19개 지역 중 15개 지역이 국내 도서를 선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작가 중에서도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할 수 있는 생존 작가로 한정하거나 독자들과 만날 뜻이 있는 작가라고 구체적으로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 외 대중성의 측면에서 반드시 베스트셀러일 필요는 없다고 제시하는 지역(포항)도 있고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와 같이 대중과 소통하기 좋은 도서라고 기준을 제시하는 지역(광양)도 있으며, 스테디셀러를 제외기준으로 정한 지역(용인)도 있다. 또, 의정부, 양산, 목포는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대중성에 대한 부분은 기준은 서로 상충되기도 하지만 쉽고 재미있으면서 문화행사 연계가 가능하고 토론 주제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도서를 선정 기준으로 가장 많이 제시하고 있다.
2003년부터 31개 지역에서 시행된 ‘한 책’ 운동을 위해 선정된 도서는 총473권(357종)이다. 그 중 서명, 저자, 출판사가 상호일치하지 않는 도서 1종(1권)을 제외한 472권(356종) 을 살펴보면 국내도서가 426권(319종)이며 외국도서가 46권(37종)
그 중에서 가장 여러 번 선정된 책은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총11회 선정되었다. 이 책은 양계장에서 야생으로 나온 암탉을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로 2011년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영화를 그림책으로 제작하는 등 다양한 매체로 만들어졌다. 동화지만 암탉의 모험과 야생의 세계, 부모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어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 전 세대가 다양한 주제로 토론함으로써 연령과 계층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도서라는 선정기준에 부합하는 책
다음으로 9회 선정된 책은 장애아들을 둔 어린 부부 이야기인『두근두근 내 인생』과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치매에 걸린 엄마를 찾아다니며 엄마에 대한 기억을 퍼즐처럼 맞춰나가는 『엄마를 부탁해』이다. 이들 상위 3종은 모두 소설이며, ‘가족’이라는 누구나 공감 가능한 보편 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고, 영화나 연극 등 다른 매체로 재창작된 베스트셀러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마당을 나온 암탉』 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하게 선정된 반면 『두근두근 내 인생』과 『엄마를 부탁해』는 각각 2012~13년과 2009년에 주로 선정되어 그 해 두 도서의 인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연어』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6회 선정되었는데, 두 작품 모두 유명 저자의 작품이며 베스트셀러이다. 다음으로 5회 선정된 도서 중 『너도 하늘말나리야』와『완득이』는 이혼가정과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순위 3위 내에 있는 소설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역시 5회 선정된 『책만 보는 바보』는 조선 정조 때 규장각 검서관을 지냈던 이덕무의 이야기로 힘든 상황에서도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 서자의 신분으로 관직에 나 선 그의 독서와 우정을 다루고 있다. 이는 몇몇 지역의 사업 소개에서도 나타나는 독서의 필요와 중요성을 공감하기 위해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20대 청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책으로 역시 5회 선정되었다.
4회 선정된 3권은 모두 동화로 자전거를 타고 떠난 길 위에서의 성장,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찾는 엄마에 대한 이해, 한글창제라는 역사적 사실 위에 백성들의 글자와 성장을 다루고 있다. 이들 모두 어린이, 청소년, 성인이 모두 즐겨 읽고 토론 가능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한 책’ 도서를 선정할 때 ‘얼마나 최근에 발행된 책인가’하는 최신성을 선정기준으로 명시한 지역은 5개 지역으로 많지 않다. 하지만 ‘한 책’ 선정도서 472권 중 국내도서 426권(319 종)의 초판 발행연도를 살펴보면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1978)』, 『몽실언니(1984)』, 『서울 아이들(1989)』로 3권만이 1990년대 이전에 발행되었다. 1990년대 출간도서는 23종 (44권)이며 2000년대 도서가 196종(261권), 2010년대 도서가 97종(118권)이다. 2000년 이후 출간된 도서가 293종으로 전체의 91.8%를 차지한다.
국내도서 초판 발행연도 현황을 세분하여 정리한
미국의 경우는 2개 이상 프로그램에 선정된 책 종수로만 보면 1990년대 이전 책들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프로그램 수를 보면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
이는 선정연도와 초판 출판연도의 시차를 보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전체 ‘한 책’ 도서의 선정연도와 초판 출판연도의 차는 평균 3.1년으로 3~4년 전에 출판된 책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정연도별로 출판년도와의 차이를 살펴 본
이는 외국도서 46권의 초판 발행연도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한 책’에 선정된 외국도서는 『야누슈코르착의 아이들』과 같이 출간한 지 오래된 책이라도 주제에 공감할 수 있거나, 『나무를 심은 사람(1953)』, 『아낌없이 주는 나무(1964)』,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1968)』와 같이 기성세대에게 잘 알려져 있어 친근한 책들도 선정되고 있다. 이처럼 외국도서는 전체 46권 중 2000년 이전에 출간된 책이 25권으로 절반이 넘고, 2010년대에 초판 출간된 도서는 2권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나라 출판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이 1990년 이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 이전에 발행된 책이라도 발굴하여 알리고 함께 읽는 것 또한 ‘한 책’ 운동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논의의 여지를 제공한다.
‘한 책’ 운동에서 선정된 472권(356종)의 저자는 모두 273명이다. 이들 중 국내작가는 237명이며 외국작가는 36명으로 국내작가 비율이 86.8%이다. 이는 ‘한 책’ 운동이 지역주민 들이 함께 읽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독서문화를 형성하고 지역의 의제를 토론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국내 작가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1권만 선정된 작가는 221명이며, 이들 작가의 작품은 전체 선정도서의 46.8%에 이른다. 국내작가로만 살펴보면 국내 작가 237명 중 185명으로 78%가 1권만 1회 선정되었다. 이는 각 지역의 ‘한 책’ 도서 작가가 매우 다양하게 선정되고 있으며, 지역별로 다른 지역에서 선정되는 책보다는 지역에 맞는 도서를 선택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다양한 작품이 선정된 작가는 황선미로 8종이 18회 선정되어 작품 종수뿐만 아니라 선정 빈도도 가장 많은 작가이다. 그리고 ‘한 책’ 도서에 5회 이상 선정된 작가는
여러 작품이 여러 번 선정되어 선정 작품의 종수와 선정횟수가 모두 높은 작가는 황선미, 이금이, 김려령이다. 이들은 모두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쉽게 부담 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으며 감동과 토론 주제를 추출하기에 좋은 작품이 많은 작가들이다. 이들의 ‘한 책’ 도서를 살펴보면 황선미는 『마당을 나온 암탉』 외 7종은 한 번씩만 선정된 반면 이금이는 이혼가정 아이의 성장을 그린 『너도 하늘말나리야』와 그 아이가 자라 재혼가정이 된 『소희의 방』, 유아 성추행과 그 이후 과정이 달랐던 두 아이의 성장을 그린 『유진과 유진』 등이 골고루 선정되었다. 김려령 역시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완득이』, 도벽을 가진 아이의 성장을 다룬 『가시고백』, 왕따와 아이의 자살 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우아한 거짓말』 등이 골고루 선정되었다. 그 중 두 작품은 영화로 제작되었다.
5회 이상 선정된 작가 중 소설가가 아닌 저자는 한비야와 김난도뿐이다. 4회 이하로 선정된 작가들 중에서 과학도서 저자는 최재천(2종 2회), 박경화(1종 2회)가 2회 선정되었다. 인문 사회분야 저자는 고병권(3종 4회)이 가장 많았으며 강신주, 이충렬 등이 2종 3회 선정되었다.
‘한 책’ 도서 선정기준에서 본 작가의 생존여부를 보면 2회 이상 선정된 작가 중 작고한 작가는 정약용
선정도서를 갈래별로 나누어 보면
소설류 중에서는 동화가 133권으로 가장 많으며 청소년소설도 57권으로 상당히 많이 선정되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한 책’ 선정도서 중 선정 빈도가 높은 상위 20종을 살펴보아도 우리나라는 동화가 5종, 청소년소설이 5종으로 절반(
비소설류를 보면 과학도서는 과학그림책을 합해도 3%에 조금 못미친다. 이는 미국의 사례
읽기 쉽고 재미있는 책읽기를 위해 소설과 수필류를 선정하기보다 지역의 관심사를 담고 있거나, 지역의 의제로 환기시키고자 하는 도서를 선정함으로써 목적성을 확실하게 살리는 선정의도가 필요해 보인다. 또 이런 지역의 선정 후 프로그램과 그 평가를 토대로 다른 지역 에서도 응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계의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한국도서관협회 명의로 개설된 ‘한 책’ 운동을 아우르는 웹사이트
‘한 책’ 선정 기준에 ‘원활한 토론이 가능한 주제가 있는’ 도서라고 정한 지역은 19개 지역 중 17개이다. 이는 함께 읽기를 넘어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하며, 토론할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미국 ‘한 도시 한 책’ 선정도서에 가장 많이 선정된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의 다민족, 다인종, 다문화 사회의 문제를 반영하는 책으로 가장 많이 선정된 책
그렇다면 우리나라 ‘한 책’ 도서의 주요 소재와 주제는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각 도서마다 주제표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는 없지만 연구자가 직접 읽거나 출판사 책 소개를 통해 몇 가지 종류로 나누어 보면 소재 및 내용 분포는
먼저
이런 기준으로 소재와 내용별로 구분하면
미국에서 주로 다문화사회의 문제를 반영하는 작품이 많았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 ‘한 책’ 도서에는 다문화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 10종에 불과했다. 『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 『외로운 지미』와 같은 작품이 그것이며, 이 중에는 새터민의 생활을 다룬 동화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을 선정한 지역은 1종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이다. 다문화문제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 많지 않은 것은 아직 다문화가 지역의 의제로 삼기에는 공통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문제에서 벗어나 사회문제를 소재로 하는 소설은 ‘다문화’ 외에도 ‘장애’, ‘왕따’, ‘환경’ 등이 있다. ‘장애’가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룬 『나는 입으로 걷는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등도 있어 가정과 학교와 같은 보편적인 소재 외에 다양한 소재를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역사소설이 많은 것
이들을 정리해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국외이주민이 많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공통의 관심사가 되지 않고 있어 다문화, 역사 소설 등이 많지 않고, 개인적이면서 인성적인 자아 성장 소설과 가족소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동화의 비율이 높다보니 가정과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종수가 더욱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1) 외국도서는 원작 국가별로 미국도서 17권, 프랑스도서 10권, 독일도서 8권, 일본도서 5권, 브라질, 영국 각 2권, 캐나다, 폴란드 각 1권이다.
2) 『마당을 나온 암탉』은 서산, 부천, 구미, 성북, 안산, 전남에서 사업 첫 해에 선정되었으며, 포항, 서울, 울산 북구에서는 2년째 되는 해에 선정되었다.
3)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편지를 쓴 기간은 정약용의 유배기간으로 1800년 전후이지만 도서로 엮어 출간한 것은 2001년으로 출판연도 현황에서 1900년 이전 출판도서로 분류되지 않았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전체 ‘한 책’ 선정도서의 선정년도와 초판 발행연도의 차이는 평균 3.16년이다. 국내도서 426권 중 186권이 선정년도 당해 출간되었거나 이전 해에 출간된 작품이다. 말하자면 선정 시기가 가을인 지역에서 그 해 봄에 나온 작품을 선정하거나, 선정 시기가 봄인 지역에서 지난 가을에 나온 작품을 선정하는 식으로 선정도서를 고르는 것이다. 그리고 최신 작품을 선정하는 비율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한 책’ 운동이 시작된 미국 역시 최신 도서를 선정하고 있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출간된 도서가 41.4%이며 20년 내 발행된 책들이 전체의 73.3%
그 이유를 살펴보면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선정방법과 관련된 것이다. ‘한 책’읽기 운동은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이를 위하여 함께 읽을 도서 선정과정에서부터 지역주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출판되어 인지도가 높거나 많이 읽히는 대중적인 책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원 북 원 부산’에 대한 연구에서도 ‘한 책’ 선정과정에서 해당 연도의 직전 해에 출판된 책이 많고, 방송 등에서 알려진 베스트셀러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청주의 경우 시민들이 많이 추천한 도서를 최종 선정하지 않으면서 대중적 인기보다는 순전한 책 읽기의 즐거움을 주고 다른 독서 자료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작품의 가치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최종 선정회의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도서가 아닌 다른 도서를 선정하였다
둘째, 사업의 취지와 목적과 관련된 것이다. ‘한 책’ 운동의 취지와 목적이 책의 내용과 관련된 것보다는 책 읽기 그 자체와 그에 연결된 토론에 두고 있기 때문에 대중적이며 최신성 있는 책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 책’ 도서를 선정하는데 있어 첫 번째 단계는 사업의 목표를 고려하는 것
이처럼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중의 선호를 무시할 수 없고, 기획과 진행단계에서 ‘한 책’ 운동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 책’ 읽기는 ‘요즘 유행하거나 화젯거리가 되는 책 함께 읽기’ 이상의 독서운동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선정도서의 독자 대상을 어린이와 청소년 이상으로 나누어 보면 어린이를 대상을 출판된 책은 178권으로 38.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동화가 131권으로 28.2%이다. ‘한 책’ 운동이 지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독서운동이고, 도서 선정기준에서도 ‘청소년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지역이 4곳이며, ‘누구나’로 정한 지역이 15곳으로 참여대상의 연령을 정하지 않는 경향이 더 강하다.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성인, 청소년, 어린이로 대상을 구분해서 도서를 선정하는 지역(7개)도 있고, 성인과 어린이로 나누어 선정하는 지역(5개)도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지역(19개)이 한 지역에 한 권의 도서를 선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 책 선정비율이 높다는 것은 앞서 최신도서 선호현상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사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왜 ‘한 책’ 운동이 지역에서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지역의 ‘한 책’ 도서를 청소년 작품에 집중하면 많은 어른들이 이 사업을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2012년 서울 ‘한 책’을 선정한 39개 선정단위 중 성인도서만을 ‘한 책’으로 선정한 지역은 단 3개 단위뿐이다. 19개 지역(어린이도서관 제외)은 성인도서를 아예 선정하지 않았다. ‘한 책’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인 독서토론 지원 현황을 봐도 80개 독서토론 프로그램 중 31 개 만 성인 독서 프로그램
이런 결과는 ‘한 책’ 운동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프로그램 기획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프로그램 참가율이 높은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에 의존하거나 참여 인원을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는 학교와의 연계 프로그램을 기획하다보면 참여 인원은 쉽게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 책’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게 할 것이다. 이런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1년 서울 ‘한 도서관 한 책 읽기’에 참여한 금천컨소시엄은 학교위주로 찾아가는 낭독 토론회가 성인 참여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파악하고 자체 적으로 독서회를 개설하여 사서들이 직접 토론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결과 성인 참여인원이 116명 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청장도 나서 진행하는 등 성인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당을 나온 암탉』처럼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충분히 공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면서 작품성 또한 뛰어난 동화도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동화면서도 많은 지역에서 초기에 선정하는 도서라는 점은 이 도서가 가진 연령을 초월한 감동을 주는 책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어린이 도서를 선정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것이라면 사업의 취지와 목적과 다르게 왜곡되거나 훼손될 수도 있다.
게다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기 위해 어린이 도서를 선정한다면 이는 아직도 독서를 개인의 활동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사회적 독서, 문화로서의 독서를 지향하는 ‘한 책’ 운동의 이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혼자 책을 읽고 그 감동과 생각을 혼자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독서라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해 자녀들이나 어린이에게 북토크나 스토리텔링, 연극, 낭독회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 역시 지역사회 구성원이며 ‘한 책’ 읽기에 동참할 권리가 있다. 어린이도 지역사회의 의제를 토론하는 데 있어 동참하고 이를 즐길 권리가 있다. 하지만 성인의 독서율과 독서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한 책’ 운동마저 어린이책으로 어린이가 주가 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이유가 없다.
‘한 책’ 도서 선정에서 지역성은 작품의 배경, 주제, 작가 등에서 나타난다. 그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게 하고, 지역의 관심사를 주제로 한 작품은 토론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은 작품 내용이 지역을 바탕으로 할 경우 더 많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공감대 형성이 쉬울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대구는 ‘한 책’ 운동을 시작한 첫 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를 선정하였다. 우리 신화라는 독특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작가 작품을 첫 책으로 선정하는 데 의의를 두고자 하였다. 순천은 지역 출신 작가인 정채봉의 『스무살 어머니』를 2년차에 선정했으며, 원주는 지역에서 활동한 인물의 일화를 모은 『좁쌀 한 알』을 첫 책으로 선정하였다. 지역작가 혹은 지역에서 활동한 인물의 작품인 경우 주제나 배경이 지역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주민의 관심사일 때 더 많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지역작가 작품을 알리고 함께 읽는 이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포항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들려주는 『귀신고래』이야기를 ‘한 책’으로 선정하였다. 작가는 자신이 자란 지역에서 보고 들은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고 창작 의도를 밝혔으며, 공업도시가 되면서 외부 유입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지역의 잊힌 혹은 몰랐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할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한 해양생물의 문제 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서울은 2008년 ‘한 책’ 주제를 “서울은 고향이다”로 정해 진행하였다. 도시, 고향, 이웃, 가족 등의 키워드와 지역밀착형 프로그램들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소홀히 여겨졌던 지역 문화와 공동체에 대해 재조명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층에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서울의 역사성을 성인층에게는 도시의 인문학적 가치를 재고할 기회를 제공
순천은 “정원박람회 이후 생태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한 도서”를 선정하였다고 선정 목적을 밝혔으며, 서귀포는 ‘한 책’ 운동을 시작한 2010년부터 계속 지역의 특수성을 살려 지역의 역사와 의미 있는 기행을 통해 구석구석 애정을 가지고 살펴보려는 의도가 반영된 책을 선정하고 있다.
지역성은 이처럼 소재와 주제에만 한정되지 않고 부천과 같이 도서의 갈래를 결정하는 데도 반영된다. 판타스틱 부천이라는 도시의 특성에 맞게 부천은 만화 도서를 해마다 한 권씩 정해 읽음으로써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부각된 도시의 특성을 더욱 살리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알고 애정을 가지는 일은 ‘한 책’ 운동의 취지와 목적에서 밝힌 지역민의 공감대 형성, 지역주민의 화합 및 통합을 위한 계기가 된다. 해마다 지역성을 살린 도서를 선정하기란 쉽지 않다. 작품도 많지 않을 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지역민의 관심사를 반영할 수 있는 작품을 발굴하여 알리고 함께 읽고 토론하는 일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대중독서운동에서 필요하다. 이런 지역성을 살린 도서 선정은 미국 ‘한 책’ 운동에서도 나타나는 현상
2003년 서산에서 시작된 ‘한 책’ 운동은 현재 31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운영방식과 공동체의 범위도 다양해졌다. 특히 2010년 이후 시작한 지역이 17개로 최근 들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한 책’ 운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의 하나로 ‘한 책’ 운동의 핵심인 선정도 서를 살펴봄으로써 전국적인 ‘한 책’ 운동의 현황과 목적, 현상, 원인 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한 책’ 운동에 선정된 도서 총472권(356종)을 살펴 본 결과 국내도서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선정 빈도로 보면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11회)을 비롯한 몇몇 작품이 여러 번 선정되기는 하였으나 단 1회만 선정된 도서가 297종으로 많은 것으로 보아 다양한 작품이 선정되고 있다고 파악된다. 작가 역시 황선미, 이금이, 김려령과 같이 여러 종이 여러 번 ‘한 책’으로 선정된 경우도 있지만, 단1회만 선정된 작가가 237명 중 185명으로 상당히 많아 특정 작가에 대한 쏠림현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작품과 작가를 살펴보면 쏠림현상은 없지만 ‘한 책’으로 선정된 국내도서 출판연도를 살펴보면 선정년도와 출판년도의 시차가 평균 3.1년이다. 선정년도 당해 출판되었거나 이전 해에 출판된 작품의 선정비율이 43.4%이며, 3년 이내 출판된 작품 선정비율이 67.8%로 지나치게 신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신 도서를 선호한다고 기준에 정하지는 않지만 선정방법 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후보도서 추천과 시민선호도조사를 실시하는 지역이 많다보니 선정 당시 유행하거나 회자되는 도서가 후보도서로 추천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장르면에서 소설류와 수필류와 같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갈래를 선호하는 것은 대중 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런 선정 결과는 선정기준에서부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기준을 두고 있기 때문이며, 그 결과 어린이책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책을 ‘한 책’으로 선정하고 행사 참여율이 좋은 어린이층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토론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현상은 자칫 ‘한 책’ 운동의 성격을 왜곡시킬 수 있다.
이처럼 선정도서 현황을 살펴본 결과 최신 도서를 선호하는 경향과 어린이 도서 선호 경향, 지역성을 살린 도서 선정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 ‘한 책’ 운동의 특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의 확장에 따라 그 현실적 목표가 다양해지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미성숙한 독서문화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한 책’ 운동은 공공도서관이 책을 통해 지역주민과 직접 만날 수 있는 대중독서운동이다. 성인 독서인구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책을 읽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운동의 취지와 목적을 분명히 하지 않은 도서 선정은 ‘한 책’ 또한 도서관에서 하는 여러 가지 행사 중 하나에 불과하도록 만드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책’ 운동은 새로운 독자층을 도서관 주변으로 모으고 독서클럽을 조직하고 활성화여 사회의 독서문화를 성숙시킬 수 있다. 또한 개인적이며 개별적인 활동으로 머물던 독서를 지역 공동체의 소통과 통합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 책’ 운동 책은 이러한 의미를 담보하는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지혜롭게 선택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를 위해 ‘한 책’ 운동을 진행하는 지역 간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며, 점차 확산되는 지금 새롭게 시작하는 지역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세울 필요가 있다. 더불어 현재 진행하는 지역을 위한 평가 역시 이를 기준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한 책’ 선정도서를 중심으로 그 현상을 분석하고자 하였으므로 후속연구로 도서를 중심으로 기획되고 진행된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 ‘한 책’ 운동의 전반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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