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실적 조건표현의 한․일 대조연구
본고의 목적은 일본어와 한국어의 반사실적 조건표현의 용법과 특징을 대조 고찰하는 것이다. 각각 용례를 중심으로 선행절과 후행절 내용의 진위여부에 따라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하여 고찰하였는데 그 주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선행절과 후행절이 모두 거짓인 경우, 일본어는 ‘ば, たら, なら’가 사용되고, 한국어는 ‘다면, 더라면, 으면, 던들, 어야’가 사용된다. 일본어에서 ‘なら’를 제외한 ‘ば’와 ‘たら’는 선행절의 문장형태만 보아서는 현재사실의 반대인지 과거사실의 반대인지 구분되지 않으며, 후행절의 시제에 따라 구분됨을 알 수 있다. 이와 달리 한국어에서는 과거사실에 대한 반대사실의 경우, 과거시제인 ‘었(았)’이 접속한 형태로 표현되므로, 선행절의 문장형태만 보아도 시제가 구분되는 점이 일본어와의 상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어 ‘ば, たら, なら’와 달리 한국어 ‘더라면, 던들, 어야’는 과거시제인 ‘었(았)’과 접속한 형태로 과거사실의 반대를 나타내는 반사실적 조건표현에만 쓰인다는 특징이 있다.
둘째, 선행절은 참이고 후행절만 거짓인 경우, 일본어에서는 ‘なら’만이 쓰이고, 한국어에서는 ‘으면’에 과거시제인 ‘었(았)’이 접속한 형태로 쓰인다.
셋째, 선행절은 거짓이고 후행절은 참인 경우, 일본어에서는 ‘ても’ 가, 한국어에서는 ‘아도, 더라도, ㄹ지라도’에 과거시제인 ‘었(았)’이 접속한 형태로 ‘었어도, 었더라도, 었을지라도’가 쓰인다. 이 때 선행절에서는 과거사실과 반대되는 사실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후행절에서는 선행절의 내용이 성립되어도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을 것이라는 내용을 서술하는 점은 공통된다. 그런데 일본어 ‘ても’는 선행절에 과거시제를 달리 나타낼 수 없는데 반해 한국어 ‘아도, 더라도, ㄹ지라도’는 항상 과거시제 ‘었(았)’과 접속한 형태로 쓰인다는 점이 상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