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蕭梁 시기 문학 특히 “宮體詩”의 浮靡한 풍격과 형식에 대하여 중국문학 연구자들은 대부분 특별한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하찮게 여기는 입장과 시각 내지는 부인하는 태도까지를 드러내 보여준다. 지금까지 중국의 전통적인 문학 연구 방식은 물론이고 문학 사회학적 관점을 취한 분석도 궁체시가 위주가 되는 蕭梁 시기의 문학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여 왔다. 궁체시가 궁정예술로 대다수 민중들의 삶과 유리되고 형식적 측면에서도 화려하고 나약한 수사 위주였으므로 이러한 평가는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 연구자들은 궁체시가 唐詩의 문학사적 진화 과정에 상당한 작용과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들어 긍정적인 평가를 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궁체시 자체가 지닌 창조적 정신이나 문화적 가치에 대한 문학사적 인식과 연구 자세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梁代의 문학창작은 그 스타일과 형식 모두에서 전대와는 전혀 다른 특색을 드러내는데 이 새로운 변화의 흐름은 梁代의 문단과 예술계를 풍미한다. 이러한 새로운 경향은 梁 武帝의 훈도 하에 蕭梁 황실의 蕭統、蕭綱、蕭繹 즉 蕭氏 삼형제가 주도하며 그 결과 梁의 문화와 문학은 東晋이래로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문학이 궁정의 요구에만 부응하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측면도 드러나게 된다. 호화로운 南朝의 풍습과 사치스러운 궁정생활은 그 시대의 문화에 감성적이고 자극적인 요소를 보태면서 소모적이고 오락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게 된다. 梁代 전기의 문화는 기본적으로 “永明”시기의 연속선상에 있으면서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武帝 大同년 간의 “宮体”문학은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六朝 문화 속에서도 특징적인 사조이다. 학자들의 일반적인 평가에서 보듯이 궁체문학의 성취는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으나 그 대담하고 새로운 시도와 형식까지를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학사적으로 보아도 중국 문학이 소박함에서 화려함으로 진화해 가는 과정, 구체적으로는 朴拙한 漢魏의 문학과 ‘風華秀麗’한 盛唐 문학의 중간에 위치한 六朝의 ‘浮艶香軟’은 부정의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거쳐야할 계단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蕭梁 시기 문학과 그 결과물인 궁체시가 새로운 시대정신의 문화적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본 논문은 蕭梁 시기 문단과 예술계의 새로운 풍조와 그것이 문학에 끼친 영향을 상호 교류와 작용의 차원에서 분석하였다. 蕭梁 시기 문학을 전체 문화 속에서 조망하여 분석하고 역사적인 관념을 도입하여 감상, 분석한다면 이 시기 문학이 발생, 발전해 나간 내재적인 논리와 본질적인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역사적이고 문화학적인 연구 태도를 취하고 문학을 발전적, 과정적, 동태적 측면에서 파악할 경우 궁체시는 중국문학사에 아주 드물게 보이는 새로운 창조 즉 독창성을 지닌 문학으로 드러난다. 중국 문학사는 크게 창조와 복고라는 두가지 노선을 답습한다. 唐詩, 宋詞, 元曲 등이 창조적인 문학이라면 唐宋의 古文運動, 明의 文必秦漢, 宗唐, 宗宋, 宗李(吳梅村), 宗杜(全謙益), 詩必盛唐 등은 보수, 수구, 인습, 모방으로 불리우는 복고의 큰 흐름을 대변한다. 중국 문학사는 이러한 복고의 영향으로 작품 창작과 연구 비평에 전통을 쫓아 이전 사람들의 방식대로 쓰고 감상하고 연구 비평하는 작품 창작의 타성과 연구 비평의 관성이 거대한 흐름을 이루게 된다.
중국 문학사에 너무나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창조와 개성의 발현은 그 시도 자체로서도 충분한 인정을 받을만하다. 본 논문은 이렇게 각도와 입장을 달리하여 궁체시를 긍정하고 그 새로움에 나름의 가치를 매겨주고 그 창조적 인자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크게는 중국 전통 문화와 문학적 가치관을 반성적으로 재검토하는 조그마한 계기로 작용하고자한다.